외국 저작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경우 대응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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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저작권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경우 대응방법


많은 기업들이 업무 과정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필요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정당하게 구매하여 사용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스타트업이나 개인의 경우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또는 복제하여 사용하다가 소프트웨어 저작권사로부터 저작권 침해 행위로 형사 고소를 당하거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저작권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조차 하지 않은 채 수집한 IP를 바탕으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여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빌미로 개인 또는 기업을 협박하여 합의를 유도함으로써 편리하게 돈을 받아내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같은 IP주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크랙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술적 보호조치의 무력화를 시도하는 유저가 해당 서버 기록에 IP주소가 남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IP주소와 MAC주소를 조작·변경하거나 우회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무단 복제하거나 사용한 적이 없는 사람까지도 IP 주소가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 저작권사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무분별한 청구로 인한 Copyright Troll, 소위 저작권 괴물의 문제가 사회문제가 된 가운데, 외국 소프트웨어 저작권사 또는 외국인이 국내 법인 또는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 승소하더라도 외국 법인의 자산이 국내에 없는 경우 현실적으로 변호사 비용 등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민사소송법상 제도와 실제 이와 관련하여 있었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제도의 활용

민사소송법 제117조는 제1항은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아니한 때 또는 소장·준비서면, 그 밖의 소송기록에 의하여 청구가 이유 없음이 명백한 때 등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피고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원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도록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 주소·사무소와 영업소를 두지 않은 외국 법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경우, 민사송법 제117조에 의한 소송비용담보제공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소송비용담보제공 신청은 본안에 관해 변론하거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한 후에는 신청하지 못하는 본안전 항변사항이기 때문에(민사소송법 제118조),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은 소송 초기, 즉 제1회 기일에 본안에 관해 진술하기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비용담보제공을 신청하여 법원의 담보제공결정이 있으면, 소를 제기한 외국법인은 피고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로 현금을 공탁해야 한다. 그러면 외국 법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당사자는 소송에서 승소한 후 외국 법인이 소송비용담보로 제공한 금전에 집행하여 소송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담보를 미리 확보해두지 않으면, 승소하더라도 소송비용회수를 위한 소송비용확정신청서를 외국 법인에 송달해야 하는데, 국외송달은 절차상 준비해야 할 서류도 많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소송비용을 돌려받기가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다.

실무상으로는 소송비용담보제공명령이 있으면 담보 제공에 부담을 느낀 외국 법인이 스스로 소를 취하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송비용 회수 목적이 아니더라도 외국 법인으로부터 소제기를 당한 경우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꼭 억울한 당사자가 아닌, 실제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또는 복제한 사실이 있더라도 외국 법인이 청구한 금액 전액이 인용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소송비용의 일부라도 보전받기 위해 소송비용담보제공신청을 하는 것이 좋다.

적법한 소송대리권 존부의 확인

외국 법인이 국내 법인 또는 내국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대부분 국내 변호사에게 소송대리를 맡겨 진행하는데, 적법한 소송대리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소 제기시 소송대리인이 제출한 위임장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임장에 막도장이 날인되어 있거나, 공증인 등의 인증을 받지 않거나, 위임장에 서명한 사람이 해당 외국법인을 위하여 위임장에 서명할 권한을 가지고 사람이 맞는지 불분명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소송대리인의 대리권 존부는 소송요건으로서 원칙적으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다. 따라서 위임장 기재상 적법한 소송대리권이 있는지 불명확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소송대리권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해 원고 측에 외국 법인의 법인격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위임장 작성자가 외국 법인을 위해 위임장에 서명할 권한을 확인하기 위한 정관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리기도 하는데, 재판부가 이를 간과한 경우 구석명신청 등을 통해 소송대리인이 적법하게 외국 법인으로부터 소송대리권을 수여 받았는지에 대한 입증을 촉구하여 볼 수 있다. 만약 적법한 소송대리권에 대한 입증이 안되면 소 자체가 부적법하여 각하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외국저작권사가 소프트웨어 불법 다운로드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안에서, 재판부가 위임장에 서명한 사람이 외국 법인의 대표기관의 명칭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임장 작성자가 외국 법인을 위해 위임장에 서명할 권한을 확인하기 위한 정관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린 사례가 있다. 그런데 외국 법인의 소송대리인 측이 결국 이를 증명하지 못하자, 재판부는 원고가 대한민국에 주소 등을 두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고, 소송위임장을 작성한 사람이 원고를 대표하여 위임장에 서명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외국법인에 소송비용에 대한 담보제공을 명하였고, 결국 소송대리인은 소를 취하하여 사건은 종결되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무분별한 청구로 인한 저작권 괴물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외국 법인으로부터 소 제기를 당하는 경우 이상에서 설명한 소송비용담보제공 등의 절차를 미리 알아둔다면, 이를 활용하여 예상보다 쉽게 사건을 종결할 수 있을 것이다.

* 법무법인 민후 김정원 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23. 3. 21.)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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