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SNS 타인명의 사칭의 법적 문제


인터넷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익명성에 있다. 익명성의 장점은 IT 기술의 발달, 컴퓨터 기기의 보급, 인터넷의 대중화 등의 기술적 영향 및 최근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판결의 규범적 영향으로 인하여 극대화되기 이르렀다.

하지만 익명성의 장점은 또 다른 폐해를 낳았으니, 그것이 바로 인터넷ㆍSNS 공간에서의 타인명의 사칭이다. 게시자의 이름을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없으니, 마치 타인인양 또는 유명인인양 사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인터넷ㆍSNS 공간에서의 타인명의 사칭이 늘게 된 또 하나의 원인은 과거보다 특정인의 정보를 수집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타인인양 또는 유명인인양 사칭하기 위해서 우선 그 사람의 신상을 털거나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도 선행되어야 하는데, 온라인상에 널려 있는 많은 정보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쉽게 해 주고 있다.

유럽정보보호기구인 에니사(ENISA)는 이렇게 인터넷ㆍSNS 공간에서 타인인양 사칭하는 행위를 프로파일 스쿼팅(Profile-Squatting)이라고 칭하고 있다(출처 : Security Issues and Recommendations for Online Social Networks).

문근영, 이광수, 이종석, 유재석, 김미경, 소녀시대, 전효성, 리지, 크레용팝 기획사 대표, 에일리, 사유리, 임재범, 김범수, 박시후, 박신혜, 윤도현, 김준현, 홍수아, 공유, 엄지원, 박지선, 승리 등등. 사생활의 공개가 많고 신상정보의 검색이 쉬운 많은 연예인과 유명인들이 프로파일 스쿼팅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피해사례로는, 유명인인양 행세하면서 타인에게 비방글ㆍ욕설을 하거나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게시글을 올림으로써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행위, 유명인인양 행세하면서 타인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상품을 팔거나 또는 검은 제안을 하는 행위, 유명인인양 행세하면서 타인의 정보를 깨내는 행위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악의적인 프로파일 스쿼팅에 대한 명쾌한 해결책은 없는가?

우선 고려할 수 있는 것이 형사벌로서 1차적인 사칭 자체를 문제 삼는 사전자기록위작죄(사문서위조의 일종), 사칭 자체를 문제 삼는다기보다는 2차적 추가피해를 문제 삼는 사이버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 사기죄 등이 있다.

하지만 1차적인 사전자기록위작죄는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위작해야 성립하는 범죄인데, 사무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이 인정되기 어렵고 인터넷이나 SNS 공간의 게시글이 권리ㆍ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전자기록에 해당하지 않아 이 죄로는 의율하기 어려워 보인다. 즉 사칭 자체를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사이버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는 가해자의 악의적인 행위로 인하여 유명인의 명예가 훼손되는 경우, 업무가 방해되는 경우에 성립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게시글이 아닌 경우에는 이 범죄로도 의율할 수 없다.

사기죄는 피해자에게 재산적 손해를 생길 때에 성립할 수 있는 범죄이지만, 유명인의 돈이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유명인이 고소할 수 있는 범죄는 아니다. 더불어 이 범죄 역시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는 아니다.

정리하면,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는 존재하지 않고, 다만 2차적으로 금전적ㆍ정신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 사기죄 등이 성립할 수 있다. 사칭 자체를 처벌하는 1차적인 범죄가 존재하지 않기에, 프로파일 스쿼팅 현상이 줄어들지 않고 늘어만 가는 것이다. (참고로 공직선거법 제253조에는 사칭 자체를 문제삼는 조항이 있기는 한데, 이는 선거운동에만 적용되는 조문이다)

형사벌 외에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정보통신망법상의 게시중단 제도나 민사적인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가 있다.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피해자는 포털 등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는데, 이러한 제도가 바로 정보통신망법상의 게시중단 제도이다.

하지만, 이러한 게시중단 제도를 일반인이 이용할 때에는 포털 등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하여 증거를 들어 포털 등을 열심히 설득해야 하고 이러한 설득 후에 포털 등이 재량적으로 게시중단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민사적으로는 불법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나, 다만 2차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손해배상의 구체적인 액수를 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페이스북은 프로파일 스쿼팅 피해를 줄이고자 공인이나 유명인,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공식 인증하는 ‘인증 표시(이름 옆에 위치한 파란색 체크표시)’를 도입하였다. 프로파일 스쿼팅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3. 9. 11.), 블로그(2013. 9. 26.)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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