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직접 작성한 지식글만 게재합니다.

특허소송 권리남용항변

7월 20일 업데이트됨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허는 일단 등록된 이상 비록 진보성이 없어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대세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특허법은 제1조에서 발명을 보호·장려하고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기술의 발전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발명자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이익도 아울러 보호하여 궁극적으로 산업발전에 기여함을 입법목적으로 하고 있는 한편 제29조 제2항에서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이하 ‘통상의 기술자’라 한다)가 특허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기술에 의하여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는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사회의 기술발전에 기여하지 못하는 진보성 없는 발명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공영역에 두고 있다. 따라서 진보성이 없어 본래 공중에게 개방되어야 하는 기술에 대하여 잘못하여 특허등록이 이루어져 있음에도 별다른 제한 없이 그 기술을 당해 특허권자에게 독점시킨다면 공공의 이익을 부당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특허법의 입법목적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특허권도 사적 재산권의 하나인 이상 특허발명의 실질적 가치에 부응하여 정의와 공평의 이념에 맞게 행사되어야 할 것인데, 진보성이 없어 보호할 가치가 없는 발명에 대하여 형식적으로 특허등록이 되어 있음을 기화로 발명을 실시하는 자를 상대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도록 용인하는 것은 특허권자에게 부당한 이익을 주고 발명을 실시하는 자에게는 불합리한 고통이나 손해를 줄 뿐이므로 실질적 정의와 당사자들 사이의 형평에도 어긋난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고, 특허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특허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

특허침해소송 즉 민사소송에서 등록특허의 진보성 흠결을 이유로 권리남용 항변을 주장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특허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어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라고 판시하여 명백성 요건을 필요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명백성이라는 것이 모호한 면이 있다. 특허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이 명백한 경우의 의미에 대하여 견해가 대립한다.

이에 대하여 일본에서는 통상의 무효인정 심증보다 높은 수준의 심증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 통상의 무효인정 심증으로 족하다는 견해, 심증 정도와 무관하게 무효심판 절차에서 무효로 되는 것이 확실히 예견되는 경우 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

우리나라에서는 심증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라는 견해, 무효심판청구가 제기된다면 당해 특허가 무효로 될 것이 확실하게 예견되는 경우, 심증의 정도로 귀착되는데 민사소송에서 통상 요구되는 심증의 정도보다 높은 확실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견해 등이 있다. ​

생각컨대, 심증으로 보던지 아니면 무효 예견성으로 보던지 높은 정도의 수준을 요구하는 것은 명확하다. 따라서 단순히 무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든지, 단순히 무효의 심증이 있는 경우로만으로는 민사소송에서 등록특허의 무효를 판단해서는 아니 된다. 가장 바람직한 절차로는, 무효심판의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라 할 것이지만 이것은 판단의 통일성이나 객관성을 위한 장치일뿐,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는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블로그(2020. 4. 16.) 기고.

Today's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