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오토파일럿 차량 사고가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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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오토파일럿 차량 사고가 주는 시사점


오토파일럿 기능이 장착된 테슬라의 차량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2015년 10월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하였고, 그 이후 유투브에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과시하는 각종 동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고속으로 달리는 와중에 면도를 하는 사람, 심지어 고속 주행 중 운전석을 비우는 사람도 등장했고, 금년 플로리다주 레비카운티에서 사망한 조슈아 브라운 역시 앞에 있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하는 장면을 올리는 등 사람들은 신기술에 대한 우려보다는 신기술을 쉽게 받아들이고 맹신하는 경향까지 발생하였습니다.

오토파일럿을 접한 운전자들이 처음부터 이런 과감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3초간 핸들을 잡지 않으면서 ‘혹시 이러다 사고 나는 것 아니야’라고 걱정하다가도 무사히 넘어가면 신기해하고,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나중에는 운전석을 비우고 뒷자리에 가서 동영상을 촬영하다든지, 앞에 사람을 두고 충돌방지시스템의 기능 실험을 한다든지 등의 과감성을 띠게 되었을 것입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제공하면서 ‘공개 베타 서비스 과정’이라고 설명했고, 매뉴얼에도 오토파일럿을 작동하는 경우에 반드시 핸들에 손을 얹고 페달에 발을 올리라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었으며, 핸들에서 오랫동안 손을 떼면 주행을 멈추고 비상등을 켜게끔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테슬라 오토파일럿이라는 새로운 현상을 접한 운전자들은 이러한 지시를 어기는 경우가 많았고 공개 베타 서비스 과정이라는 설명을 새겨듣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바로 금년 5월 7일 플로리다주 레비카운티에서 사망한 조슈아 브라운이었습니다.

조슈아 브라운은 오토파일럿을 켜고 고속도로를 주행하였지만, 오토파일럿은 밝은 색 하늘과 흰색 트럭을 구분하지 못하여 흰색 트럭이 전방에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자동 긴급 브레이크(AEB)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일 조슈아 브라운이 전방 주시를 제대로 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테슬라 자동차의 사고 소식은 그 이후에도 발표되었는데, 금년 6월에는 모델 X(SUV)가 건물로 돌진해서 부딪친 사고가 있었고, 7월에는 오토파일럿을 가동했는데 커브길 회전 중에 전복된 사고였습니다.

6월 사고에 대하여는 테슬라는 운전자 실수일 뿐 오토파일럿과는 무관하다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조슈아 브라운 사고에 대하여는 오토파일럿 기능이 작동 중이었다고 인정했고 그 기술적 한계 역시 인정하였습니다. 현재 미국의 NHTSA는 이 사고들에 대하여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에 대하여 사람들이 과신하는 이유는 테슬라 자신에게도 있습니다. 테슬라는 조슈아 브라운 사고 이후에도 오토파일럿을 가동시키고 1억 마일을 넘게 주행하였지만 한 번도 사망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표를 거듭하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이 NHTSA 기준으로 레벨 2로서 자율주행자동차에 속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레벨 3의 자율주행자동차인양 잘못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테슬라는 조슈아 브라운 사고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운전자에게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오토파일럿이 운전자에게 설명된 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하지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기술에 대한 자랑과 오토파일럿 모드에서의 사고시 책임이 운전자에게 있다는 발표에는 모순이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몇 건의 테슬라의 사고는 자율주행자동차 사회로 가고 있는 그리고 가야하는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다만 아래 내용은 레벨 3에서 특히 유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첫째, 제조사 또는 운전자에 대한 자율주행자동차 안전기준이 필요합니다. 기술적 미비로 또는 운전자의 오해로 인하여 자율주행자동차가 오히려 안전을 해치는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테슬라 사고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석을 떠나지 못하게 한다든지, 일정한 기준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자율주행자동차라고 광고할 수 있게 한다든지 또는 제대로 된 인식을 위한 운전자 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안전’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를 선택한 것입니다. 자율주행자동차를 선택하면 지금보다 사고율을 낮출 수 있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기술 진보만으로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안전의 대명사가 될 때까지는 약간의 안전규제는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안전규제의 대상에는 제조사뿐만 아니라 반드시 운전자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둘째, 사고가 발생했을 때 법적 책임의 분배에 대하여도 기준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조슈아 브라운과 같은 사고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레벨 3의 단계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고가 굉장히 많은 법적 분쟁을 발생시킬 것입니다.

운전자의 과실이냐 아니면 제조사의 과실이냐 등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보험에 대한 의무가입은 필요한지, 조슈아 브라운이 부딪힌 트럭의 손실은 누가 보상해야 하는지, 형사적 처벌은 해야 하는지 등 많은 법적인 문제가 산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정리하면 안전 및 책임에 대한 규범적 인프라에 대하여도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규범적 인프라 없이 기술만으로 자율주행자동차의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를 능가하는 자율주행자동차로 우뚝 서는 대한민국을 기대하며 토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대표변호사 작성, 디지털데일리(2016. 7. 28.), 블로그(2016. 7. 29.), 리걸인사이트(2016. 7. 29.)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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